목회 서신


[목회서신] "사순절을 맞이하며" (2025.3.9) - 조재언 목사

Author
Staff
Date
2025-03-07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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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살렘교회 성도 여러분,

 

오늘은 사순절 첫째 주일입니다. 사순절은 “부활주일 전 40일간”(주일을 제외한 6주간의 기간)을 의미하며, 예수님께서 광야에서 40일 동안 금식하시며 시험을 이겨 내신 사건(마태복음 4장, 누가복음 4장)에서 유래된 교회 전통입니다. 교회 역사 속에서 사순절은 예수님의 고난과 죽음을 깊이 묵상하고, 자신을 돌아보며 회개와 경건 훈련에 힘쓰는 시기로 지켜져 왔습니다. 이 기간을 통해 초대교회 성도들은 ‘주님의 고난에 참여’(빌립보서 3:10)한다는 마음으로 삶을 정결케 하고, 예수님의 사랑과 은혜를 새롭게 경험해 왔지요.

 

이번 사순절을 맞이하여, 우리 교회는 재의수요일(Ash Wednesday) 새벽예배를 드렸습니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10명 정도 나오시리라 예상했는데, 무려 20명이 넘는 분들이 나오셨습니다. 할렐루야! 예배 말미에 제가 기도를 인도했는데, 나오신 모든 분들께서 회개의 기도를 드리시는 모습을 보며 마음이 얼마나 뭉클했는지 모릅니다. 새벽에 주님 앞으로 나아와 눈물로, 정직한 마음으로 주님 앞에 고백하시는 성도님들을 보며, 하나님께서 이 교회를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다시금 느꼈습니다.

 

재의수요일 새벽예배가 끝난 뒤에는 장로님들 조찬 모임이 있었습니다. 시무 장로님들은 “저희가 발로 뛰겠습니다!”라는 마음을 전해 주셨고, 은퇴 장로님들께서는 “우리는 뒤에서 든든히 서포트하겠습니다!”라는 마음을 전해 주셨습니다. 교회를 섬기는 헌신이 세대와 역할을 넘어 하나로 어우러지는 그 광경이 얼마나 감동적이었는지요. 사순절을 시작하는 첫걸음부터 이렇게 서로 격려하고 축복하는 모습은 우리 교회가 점점 “예수님의 교회”로 변화되어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아름다운 장면이었습니다.

 

이번 사순절 기간에는 특히 ‘회개’에 초점을 맞추고 싶습니다. “내가 하나님 뜻에서 벗어나고 있지는 않은지”, “내가 예수님의 마음을 잃어버리고 있지는 않은지” 매일 내면을 살피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회개는 단순히 개인만 변화시키지 않습니다. 온 교회를, 또 우리의 가정을 예수님의 모습으로 변화시킵니다. 그리고 하나님은 우리의 회개 위에 반드시 새로운 시작을 열어 주십니다. 저는 그 은혜의 열매를 올해 사순절 기간 동안 경험하게 될 것을 믿고 기대합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성도님들 앞에서 다짐하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첫째, “예수님을 위해 살겠습니다.” 모든 의사결정에 있어 “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하실까?”를 먼저 생각하겠습니다. 예수님께 묻고, 들으며, 예수님의 인도하심을 따라 살렘교회의 목사로서 섬기겠습니다. 둘째, “살렘교회를 위해 의사결정하겠습니다.” 주님께서는 다른 한인연합감리교회나 타교단의 한인교회로 부르시지 않으셨습니다. 주님께서는 저를 살렘한인연합감리교회로 부르셨습니다. 우리 교회를 한층 더 든든히 세워 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셋째, 만약 “주님의 뜻과 교회의 뜻이 어긋나는 상황”이 생긴다면, 제가 먼저 회개할 것입니다. 그리고 교회 또한 함께 회개하도록 돕겠습니다. 교회는 인간적인 목적이나 욕심을 이루는 곳이 아니라, 오직 주님의 뜻이 이루어지는 곳이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사순절은 회개와 경건의 ‘의무’가 아닌, 예수님과 함께 걷는 거룩한 순례입니다. 그리고 그 길 위에서 서로 격려하며 함께 나아갈 때, 부활의 새 아침을 맞이하는 기쁨이 더욱 크리라 믿습니다. 이번 사순절 기간 동안 모든 성도님들의 가정과 일터, 그리고 우리 교회 공동체 위에 성령께서 함께하시어, 진정한 회개와 갱신의 은혜가 풍성히 임하기를 간절히 축원합니다.

 

“너의 행사를 여호와께 맡기라 그리하면 네가 경영하는 것이 이루어지리라” (잠언 16:3) 이 말씀 붙들고, 주님의 뜻대로 걸어가시는 복된 사순절 되시기를 소망합니다.

 

주님의 은혜와 평강이 충만하기를 기원하며,

조재언 담임목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