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 서신
[목회서신] "외침과 배신 사이에서" (2025.4.13) - 조재언 목사
사랑하는 살렘교회 성도님들께,
종려주일과 고난주일이 겹쳐 있는 이 주일을 맞으며, 제 마음 속에 맴도는 질문이 하나 있습니다.
“그들은 왜 그렇게 빨리 변했을까?”
며칠 전만 해도 “호산나! 주의 이름으로 오시는 이여!” 외치며 환영하던 군중들이, 어떻게 그렇게 빨리 “십자가에 못 박으라!”는 외침으로 바뀌었을까요? 그들의 입술은 왕을 찬양했지만, 그들의 마음은 이미 다른 길을 걷고 있었던 것 아닐까요?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 입성하시던 날, 그 “호산나”의 외침이 어떻게 들리셨을지 저는 생각해 봅니다. 그 소리는 분명 찬양이었지만, 동시에 예수님이 홀로 걸어가야 할 십자가의 길을 예고하는 소리이기도 했을 것입니다.
저는 종려주일의 그 외침이, 너무도 아이러니하고 불편하게 들립니다. 화려한 환호 뒤에 숨어 있는 얄팍한 기대, 그리고 그 기대가 무너지자 돌아서 버리는 군중들. 예수님은 그것을 아셨지만, 하나님의 뜻인 십자가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십니다.
이 이야기 속에서 우리가 스스로에게 던져야 할 질문이 있습니다.
“나는 왜 예수님을 따르고 있는가?”
“내 기대와 달라도, 그분의 길을 계속 따를 수 있는가?”
지난 몇 주간 우리는 ‘회개’를 주제로 말씀을 나누어 왔습니다. 회개는 돌이키는 것이요 마음의 변화이며 외적으로 드러나는 열매입니다. 실패에서 돌아키는 회개, 관계를 회복하는 회개, 삶의 변화를 동반하는 회개가 저와 여러분의 삶 속에서 풍성하기를 기원합니다.
이제 우리는 십자가 앞에 서 있습니다. 회개가 진짜인지 아닌지는, 결국 십자가 앞에서 드러납니다. 다가오는 고난주간, 주님의 십자가 앞으로 더 가까이 나아가길 원합니다.
예수님의 고난과 참된 회개에 동참하는 마음으로, 다음 일정에 함께 해주십시오.
• 4/13(주일): 교회 봄맞이 대청소 (교회 공간을 깨끗하게 돌보며, 마음도 함께 정결히 준비합시다.)
• 4/15–18(화~금): 속회 주관 고난주간 새벽예배 (매일 아침, 속회별로 준비된 예배 가운데 십자가를 묵상합니다.)
• 4/18(금) 저녁: 성금요일 예배 (조용히, 깊이, 십자가 앞에 머무는 밤이 되길 원합니다.)
고난주간은 예수님의 십자가 앞에서 우리의 신앙을 되돌아 보고, 참된 회개를 결심하며, 실천으로 나아가는 시기입니다. 함께 기도합시다.
• 군중의 외침이 아닌, 진심으로 주를 따르는 믿음이 우리 안에 있게 하소서
• 우리의 회개가 십자가 앞에서 풍성해지게 하소서
• 고난주간을 지나는 교회와 각 가정 위에 은혜와 회복의 시간이 되게 하소서
• 다가올 부활주일, 죽음을 이기신 생명의 소망을 함께 노래할 수 있도록
존귀하신 성도 여러분,
예수님은 외침과 배신 사이에서 흔들리지 않으셨고, 끝까지 사랑하셨습니다.
우리도 그 길을 함께 걷기 원합니다. 주님을 더 진심으로 따르고, 다시 그리고 계속 회개하며, 기도하고 사랑함으로 제자의 길을 함께 걸어가십시다.
주 안에서,
조재언 담임목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