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10] 벌써 일년 (이선정 사모) / The First Year (Alisha Lee)

예상하지 못한 때에 예상하지 못했던 방법으로 마치 한 여름 밤의 꿈과 같이 작년 8월에 미국에 왔다.  많은 염려와 격려 속에 도착한 이곳에서 나름의 뿌리를 잘 내리고 싹을 틔운 지난 일년이어서 감사드린다.  얼핏 듣기에 부유한 사람들의 전유물 같았던 유학생이라는 단어의 느낌과는 다르게 미국에서의 삶의 모든 순간들은 불안했다.  재정적으로나 심적으로 기댈 곳이 오직 하나님 밖에 없는 삶은 가난한 자를 매 순간 묵상하게 한다.  가난한자는 복이 있다는 말씀이 실제가 되어 나타나는 순간을 지난 일년간 수도 없이 겪었다.  그러나 주저 앉고 싶을 때마다 놀랍도록 다시 일어나 한 발자국 걸어갈 수 있도록 섬세하게 채우시는 하나님을 또한 매 순간 경험한다.  그중 가장 감사한 것은 우리 가족을 낮은 곳에 있게 하셔서 어렵게 지내는 이들을 눈에 띄게 하시는 것이었다.  내가 어려울 땐 나보다 더 어려운 이들이 왜 이리도 잘 보이는지!  그것이 늘 재정적인 것만은 아니었다.  마음에 아무런 힘이 없는 사람들이 유학생활에 어찌 이리도 많은지!  상처투성이인 사람들이 그토록 많이 보였다.  그들을 알아보게 하시고, 먼저 다가갈 용기를 주시고, 대화하게 하시고, 그들에게 따뜻한 밥 한끼를 제공할 수 있는 음식과 부엌과 식탁을 주신 것 … 그리고 우리 가족이 지치지 않도록 집 옆 공원과 걷고 자전거를 탈 수 있는 아름다운 길을 주신 것 등등 … 많은 것에 감사한 지난 일년이었다.

늘 제로에 가까운 통장 잔고에 허덕이면서도, 늘 어미새가 새끼새를 먹이듯 하나님께서 내 가족을 먹이고 재우시며 풍족하게 보살펴 주신 것이 가장 감사했는데, 얼마 전에 어느 신학생 가정으로부터, 우리 한 가정으로 인하여 신학교 공동체가 이렇게 변화될 수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는 말을 들으면서 … 먹고 자고 살아가는 것 자체만으로도 감사한 순간에, 그 이상의 것을 추구할 수 있다는 것, 조금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가는데 작은 기여를 할 수 있었다는 것에 큰 감사를 드린다.  

개인적인 감사로는 코로나라는 스스로 바꿀 수 없는 환경 속에서 우울함에 빠지지 않으려고 나름의 돌파구를 찾은 것이다.  무너지지 않도록 마음의 힘을 주셔서 이 시간에 다시 책을 읽고 글을 쓰게 하신 것과, 다시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하신 것이 참으로 감사하다.  바쁜 삶 속에서 잠시 숨 고르기를 하며 스스로를 돌아볼 시간을 갖고, 아이들과 남편을 세세하게 살펴볼 수 있는 마음과 시간을 주신 하나님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It was August of last year that we arrived in America at an unexpected time and under unexpected circumstances.  And although there were worries and anxieties making that decision, I’m thankful that we’ve been able to settle down and take root here.  Although the term ‘international student’ is often associated with wealth, our life here as international students was a precarious one.  We had no one to rely on – both financially and emotionally – for which reason we had to look to God always. And we experienced firsthand the meaning of the verse, “Blessed are the poor.” There were times when we wanted to give up, but we were able to encounter God’s provisions at every corner which led us to take yet another step forward.  What we were especially thankful for was that we were able to see others who were also in hardships.  Not only the ones in financial difficulties, but numerous people who were broken in heart as well.  And being able to recognize them, go closer to them, talk to them and to feed them was such a blessing.  Plus, I’m grateful for the walking trail in the park where we would take walks and ride our bikes along – which helped our family to be rejuvenated. It was truly a year filled with thankful testimonies.

Although our bank account was always near zero, God had always provided us with abundance.  And to hear from others that the whole community was blessed through the meals shared at our house made us realize that the simple act of eating together could make a big difference.  And I’m so thankful for that.

On a personal note, I’m thankful that I found ways to transform myself to overcome the depressing circumstances that we’re in now.  I was able to read and start writing again and also paint again which helped me stay on my feet.  And I’m thankful to God for giving me the time and heart to carefully cater to the needs of my children and hus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