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2] 또 하나의 가족 (우찬제) / Another Family (CJ Woo)

코로나바이러스를 겪으면서, 그간 나는 내 안의 우울감들을 많이 마주하게 되었다. 특별히, 사역자이자 신학생으로 하나님과 교회에 대해 지식으로 삶으로 더 알아갈 중요한 삶의 터닝포인트를 지나고 있는 이 시점에 마주한 코로나바이러스는, 나에게 하나님께서 무엇을 계획하고 계신지에 대해 여러 차례 질문하게 했다. 게다가 봄 학기가 끝나고 여름방학을 지내면서 한국으로 귀국하는 학생들의 소식을 접하게 될 때에는 내가 미국에 남아 있는게 맞는지, 남아 있다면 나의 미래는 어떻게 될지에 대해 고민하면서 나의 일상은 점점 생기를 잃고 시들어갔다. 날 믿고 낯선 이국에 온 아내와 아이들은 무슨 고생이며, 이러다 학위 과정이나 안수 과정 중 하나를, 혹은 둘 다 망치기라도 하면 그 다음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 하나님이 나를 이끄신다는 것만 믿고 온 미국인데, 일년만에 나는 코로나바이러스라는 허깨비에게 끌려 다니고 있었다.

하지만 그 때마다 꺾인 무릎을 세워준 건 다름 아닌 살렘의 가족들이었다. 김태준 담임목사님을 비롯하여 조나단, 박경훈, 도은주 전도사님까지 살렘의 목회팀은 환상의 호흡을 보이며 하나님의 일을 해 나가는 근본적인 기쁨을 때마다 되새길 수 있도록 도와주었고, 장로님, 권사님, 집사님들께서는 그야말로 물심양면으로 교회를 세워 나가는 모습으로 이 위기를 함께 이겨나 갈 힘을 주셨다. 어려운 상황들을 겪는 중이지만, 지친 내색 없이 교회를 사랑하는 마음을 쏟아내 주신 모든 살렘의 가족들 덕에 깊은 우울감으로 빠져들지 않고 날마다 새로운 힘을 얻어 공부와 사역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때마침 9월이 되어 주일학교로 부서를 이동하게 되었는데, 이 사랑스러운 아이들이 나에게 주는 엔돌핀이란! (오해 없으시길, 중고등부 아이들은 여전히 저에게 믿음직스러운 사랑으로 남아 있답니다^^)

살렘 가족을 통하여, 나와 가족들 또한 힘을 얻고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게 되었다. 학교의 한인공동체에게 사랑을 홀려 보내 줄 여력을 주었고, 공부 중에 지치지 말아야 할 목표를 주었으며, 권면과 격려를 통하여 사역의 기쁨을 더욱 깊이 알 수 있도록 해 주었다. 앞으로 코로나바이러스가 어떻게 마무리될 지 아직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지만, 살렘 가족들과 함께 하나님의 몸 된 교회가 되어, 나는 – 또 우리는 – 이 시절을 겪어내고 결국은 하나님께 감사로 영광 돌리게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나에게 또 하나의 가족을 선물해 주신 하나님, 감사합니다!